3-2. 감시와 처벌 <1> 처벌 : 신민주

1장. 일반화한 처벌 - 범죄의 양상변화, 범죄자에 대한 정의의 변화, 그리고 ‘완화’된 것으로 보이는 처벌의 양상 변화.

    19세기, 이제 더 이상 잔인하고 가시적이며, 직접적인 형태의 신체형은 쓸모가 없어졌다. 이제 처벌은 좀 더 간접적이고 인간적인 동시에 보다 더 효과적으로 인간성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변화한다.

“19세기에 들어와서, 범죄자 속에서 발견되는 이 ‘인간’이 바로 형벌 결정의 표적이 되고, 교정하고 변화시킨다고 주장할 수 있는 대상이 되고, 일련의 기묘한-‘행형’과 ‘범죄론’이라는-학문과 현실의 영역이 되는 시기가 도래한다. 그러나 이러한 계몽시대에서 인간이 신체형의 야만성과 대립된다는 것은 하나의 적극적인 지식의 주체...로서가 전혀 아니고 처벌권의 정당성을 제한하는 경계로서, 즉 법적인 한계로서 이다.”

    19세기 이후 처벌과 형벌의 형태가 ‘야만적인’ 형태에서 비교적 ‘인간적인’ 형태로 변화한 까닭은 인간의 존엄성이나 인권 따위와는 관련이 없다. 오히려 인간을 하나의 교정할 수 있는 지적인 대상으로서 바라봄으로서, 범죄자들을 통제하는 방식이 처벌자체나 그 본보기로서의 효과 이상의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형벌의 인간성, 그것은 전자(군주의 무제한적 권력)와 후자(항상 발생하기 마련인 민중의 위법행위)에 모두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처벌제도에 부여된 규칙이나 다름없다. 사람들이 형벌에서 존중해 주려는 ‘인간’의 의미는 이러한 이중적 제한에 부과하는 법률적이고 도덕적인 형식인 것이다.” 

    공개적인 처벌, 일종의 폭력적인 협박과 과시의 방식은 그 부작용인 반작용으로서의 폭력이 생길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제 그 부담을 최소화시키고, 통제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니 굳이 거칠고 투박한 방식의 처벌이 더 이상 필요 없어 진 것이다. 푸코는 이 ‘형벌의 완화’가 탄생된 과정을 그 초기 역사에서 찾았다. 17,8세기의 범죄 경향은(물론 배경은 앞에서 한정지었듯이 프랑스과 일부 유럽국가들.) 신체에 가해지는 폭력을 비롯한 과격한 범죄에 비해 소유권에 관련한 절도, 사기 등의 범죄가 대폭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였다. 즉 이로 인해 범죄자에 대한 정의와 계산법이 달라질 필요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법제의 형벌 완화보다 선행하여 범죄의 내용이 완화된 것이다.”

    이 부분은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인권이나 역사의 진보와 같은 낭만적인 과정과는 거리가 있다. 처벌의 변화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고려되었고, 기술적으로 변화한 것이었다. 

“개혁이 탄생되는 것을 볼 수 있는 전체적 상황은 새로운 감수성의 상황이 아니라 위법행위에 관한 달라진 정치적 상황이다.”

“이런 경향은 위법행위의 경제가 자본주의 사회의 발달과 더불어 재구성되었음을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1. 가시적이고 신체적이며 야만적인 형태의 처벌이 비교적 온화하고 덜 가시적이며 ‘인간적’인 형태로 바뀐 이유는 처벌대상에 대한 정의가 바뀌고, 범죄의 양상이 변화했기 때문이며, 이 모든 것에는 경제적 환경의 변화가 깔려있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의 진보등 낭만적인 것들과는 상관이 없다.

2. 범죄자들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고, 통제 대상이 확장되고, 통제구조 안의 구성원들의 자리이동이 생기면서 “처벌권은 군주에 의한 보복에서 사회를 수호한다는 의미로 방향이 전환”되었다. 즉 이제는 군주-> 농노, 백성의 일방적이고 가시적인 억압적 구조에서 [법(시민)]의 포괄적이고 모호한 방향성을 가진 구조로 변화한 것이다. 그러나 ‘공동선’이나 ‘사회정의’등의 한층 더 고결하고 정의로운 목표를 둠으로서 처벌권은 한층 더 강력한 정당성을 부여받게 되었다. 이제 범죄자 개인의 신체를 처벌하고 전시하는 것을 넘어, 잠재적 범죄자인 시민들의 의식에 합법적인 cctv를 설치한 셈.

3. “처벌은 효과를 노리는 기술이 된다.” 이제 처벌은 결과에 대한 응답과 통제력의 과시가 아니라 잠재적 행위의 예방, 의식 속에 촘촘히 자리 잡는 것에 더욱 초점을 맞추게 된다. 자연스레 범죄자체의 성격이나 정도에 따른 형벌보다는 범죄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형식의 형벌이 생겨난다.

분량의 최소화 법칙 (범죄에서 발생하는 이익보다 형벌을 받음으로서 생기게되는 손해가 클거라는 가늠을 할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형벌은 범죄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야 한다.) / 관념성 충족의 법칙 (신체에서 오는 감각의 괴로움이 아니라, ‘괴로움’의 생각 때문에 겪는‘괴로움’을 이용한다. 이제 신체는 괴로움이라는 관념을 담는 표상으로서만 존재한다.) / 측면적 효과의 법칙 (형벌은 범법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가장 강렬한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 / 완벽한 확실성의 법칙 (범죄행위와 형벌의 연결고리를 정당한 연관성이 있다고 여겨져야 한다.) / 보편적인 진실의 법칙 (법과 이성에 대한 완연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신뢰성을 잃은 입증절차들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방식으로 추리하고 판단할 복잡한 체계를 확립한다. 일방적인 ‘보복’이 아닌 공적인 ‘심판’으로서 들어앉은 처벌은 이제 보편적이고 과학적인 성격을 띤다.) / 최적의 특성화 법칙 (범죄를 정의하고 형벌을 규정하는, 완전하고 명백한 기호체계가 필요하다.)

    위에서 나열한 법칙들에 따라 죄와 형벌은 그에따른 적절한 표상으로 엮인다. 이 과정에서 분명한 것은, 형벌에 있어 신체는 직접적인 고통을 가하는 대상이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과 연결되는 기호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어리석은 전제군주는 노예들을 쇠사슬로 구속할 지 모르지만, 참된 정치가는 그것보다는 훨씬 더 강하게 관념의 사슬로 노예들을 구속한다…… 습관적으로 굳어진 관념의 결합은 더욱 더 강하게 조여드는 사슬과 같다. 가장 튼튼한 제국이 흔들리지 않는 기반은 인간의 부드러운 두뇌신경조직 위에 세워진 것이다.”

    신체에 가해지는 감각적인 고통들로서의 형벌은 관념속에 깃든 두려움과 괴로움으로 대체되었다. 대신, 중요해진 것은 죄와 벌의 흔들림 없고 확실한 연결고리였다. 당위성을 이끌어 낼, 신뢰할만한 인과관계를 만들어내야 했던 것이다. 인간의 정신을 제어가능한 통제의 대상으로 보면서, 처벌은 범죄자의 개별적인 행위 보다는 범죄자의 인간성에 죄를 묻는 형태가 되었다. 

“처벌은 범죄를 방지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해야한다. 따라서, 징벌의 본보기라는 역학속에서 위치이동이 생기게 된다. 즉, 신체형 중심의 처벌제도에서의 본보기는 범죄에 대한 응답이었다. 그것은 일종의 이중적 표현방법으로서, 범죄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것을 제압하는 군주의 권력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2. 유순해진 형벌 - 2장에서는 1장에서 요구된 정신적이고 ‘인간적’인 처벌형태로서의 감옥이 어떻게 가장 보편적이고 효과적인 처벌수단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분석한다. 그리고 형벌로서의 감금이 어떤 기술론적 근거들에 의해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보여준다. 

    형벌은 갈수록 치밀하고 조직적이어 진다. 1장에서 형벌의 변화과정과 그 양상, 배경을 조명했다면 2장에서는 변화된 형벌의 성질과 효과에 대해 분석한다. 인간의 의식을 대상화하고, 범죄자들을 ‘비정상적인’ 인간으로 규정하면서 형벌의 목적은교정이 되었다. 여기서 중요해진 것은 시간과 고통, 정념의 관계이다. 이제 처형도 잔인하고 자극적인 쇼에서 장엄하고 비극적이며 고상한 의식으로 변화한다. 범과 사회에 의해 심판을 받는 비정상적인 개인. 이로서 처형은 개인과 개인(집행인과 처형자 혹은 군주와 범죄자)의 대립구도를 정의와 불손한 개인의 구도로 몰아간다. 비난의 화살(부작용. 폭력의 반작용)이 박힐 대상을 소멸시켜버린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처형은 국민들의 감수성과 정서를 자극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연출함으로서 그 기억과 그 속에 깃든 기호로서의 금기를 마음속에 새기게 하는 효과를 얻는다.  인간에 대한 보다 세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형벌은 표면상으로는 더 은근하고 온화한 형태로 더 보편적, 일반적으로 인간의 의식에 관여하는 방식이 되었다. 당근과 채찍 모두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 완성도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고통과 증명이 아닌 교정이 목적인 형벌은 유순하고 끈질기다. 

“인간을 개별화시키는 지식의 총체가 조직화되는 셈이며, 그것은 저질러진 범죄(적어도 개별적 상태에서의 )를 참고 사항으로 삼지 않고, 오히려 개인이 숨기고 있고, 일상적으로 감시되는 행위 속에 나타나는 잠재적인 위험을 참고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감옥은 지식의 도구로서 작용한다.”

    초기의 감금, 감옥은 범죄행위의 여러 가지 성격들에 상응하는 알맞은 방식이 아니었다. 신체형이 유효했을 시기에 감금은 사람들을 벌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본격적인 형벌을 받게 될 신체를 그저 가두어 두는 수단에 불과했던 것이다. 푸코는 처벌 장치로서 작동했던 네덜란드와 영국, 그리고 미국의 감옥 모형에서 일치되는 것들을 찾아냈다.

“첫째, ‘교정 시설’은 역시 어떤 범죄의 소멸이 아니라, 그 재발 방지를 주요 역할로 삼는다.” 그리고 “징벌은 어떤 종류의 교정기술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감옥을 처벌 장치로 사용함으로 인해서, 즉 교정을 처벌의 과정에 놓음으로 인해서 만들고자 하는 것은,

“사회계약의 기본적 이해 관계 속에 걸려 있는 권리의 주체가 아니라 복종하는 주체이고, 습관이나 규칙, 명령에 복종을 강요당하는 개인이고, 그 개인의 주변에서 부단히 영향력을 가하고 또한 개인으로서는 자기의 내부에서 자동적으로 작용하게 내버려 둘 수 밖에없는 어떤 권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