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다시, 봄. 두 번째. (정리 : 윤율리)

090521, '봄', 두 번째.

율리 : 공간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택 : 최근 봄의 뜨거운 감자는 ‘열린 공간’이다. 하지만 정확히 ‘열린 공간’이라는 게 뭘까? 거주인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애매하다. 이야기를 듣고 싶다.
석자 : 파티 이후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물론 봄에서 이런 것들은 일상적이지만 늘 새로운 사람들만을 상대하다 보면 기존의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자극은 줄어드는 것 같다.
성일 : 나는 개인적으로 친구네 집에 놀러가는 것처럼 편하게 온다. 물론 처음엔 그렇지 않았다. 무게감이 분명 있었는데 지금은 다만 편한 느낌으로 노는 게 더 크다. 사실 ‘열린 공간’이라는 건 나도 많이 헷갈린다.

율리 : 가능성엔 언제나 달콤한 이중성이 있다. ‘뭐든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건 쉽지만, 사실 ‘뭐든 할 수 있고, 지금은 예컨대 이런 것들을 하고 있다’가 되어야 맞다. 그렇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을 소개할 수 있는 친절한 매뉴얼이나 공간 안내 이용이 필요하다.
엘지 : 주거 공간이면서도 ‘열린 공간’이라면 무엇이 우선시 되어야 할까? 봄의 이용에 있어 명확한 선은 분명 필요한 것 같다.
택 : 봄을 대관할 때 여러가지 애매한 경우가 있긴 했다. 거주자들이 좀 고생을 했지.
엘지 : 사람들의 사귐에 있어서도 무분별한 술자리나 파티는 궁극적으로 서로에게 부담스럽지 않을까? ‘열린 공간’이라는 게 ‘무엇이든 침해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택 : 그렇다면 대충 ‘이용 시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다’라고 제한을 두는 게 매뉴얼일까?
엘지 : 그럴 수 있다.
율리 : 공적인 이용과 사적인 이용을 구분한다면 둘의 의견이 충돌할 이유가 없다. 공적인 대규모의 쓰임이 필요할 때는 명확한 상한선을 두는 게 맞다.
택 : 하지만 그 합의나 룰이 어긋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엘지 : 누구에게든 요구할 수 있는 건 당연히 요구해야 하니까.
송이 : 매뉴얼을 정해놓고 일괄적으로 적용시키지 않고, 그때그때 경우를 따라가면 될 것 같은데. 그래도 확실한 합의나 명문화는 필요하다.
악산 : 위약금을 물릴까?
엘지 : 얼마간 대관 금지는 어때?
율리 : 내가 생각하는 매뉴얼은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대관을 원하시는 분은 공간 관리인과 미리 구두 협의를 거쳐주세요’ 정도의.
석자 : 큰 매뉴얼을 토대로 융통성을 발휘하면 될 것 같다.
악산 : 시간 끝나면 라운드 걸도 나오나?
송이 : 정리가 늦어지면 봄사람들이 일을 너무 많이 하게 되니, 이런 걸 함께 고려하자.

석자 : 대관료로 굳이 돈을 받지는 않더라도 기준이 필요하다.
송이 : 대관에 있어서는 돈을 대가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대관 수익을 100% 공과금을 내는데 사용한다면 다른 문제도 없다.
엘지 : 딱히 다른 걸 받더라도 대안책이 애매하지.
송이 : 1인당 얼마를 책정하기 보다는 모임마다 다른 방식을 적용해서 가자.
율리 : 그렇게 되면 너무 기준이 모호해지지 않나?
석자 : 일단 돈을 받게 되면 솔직히 재미가 없을 것 같은데. 뚜렷한 정가가 생긴다면 모든 경우에 이걸 밀어 붙이기에도 민망하고.
엘지 : 시간 대비로 가격을 책정하면 어떨까?
성일 : 성수기 비수기도 나눠......... 일단 계산기들 꺼내봐, 으핳아하항핳앟하.
다케 : 후달려, 후달려!
성일 : 서비스도 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송이 : 공과금이 나오는걸 봐서 n분의 1 하는 건 불가능한가?
석자 : 그냥 사람당 얼마로 계산하는게 제일 낫겠다. 편하고 쉽지. 아예 파티같은 경우는 좀 다르게 가더라도. 예컨대 역비율을 둘 수도 있다. 5인 이하 얼마, 5인 이상 얼마, 같은.
송이 : 그런데 굳이 그걸 아주 정확하게 따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돈이 어떤 보상 심리가 되는 건 좋지 않다.
석자 : 하지만 수익 구조로서 대관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필요하다고 보는데.
엘지 : 사실 봄은 충분한 메리트를 가진 공간이다. 개인적으로 두당 5천 원도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 본다.
율리 : 봄 기획안에서 수익 구조의 1단계 모델이 ‘대관 시스템’으로 명시되어 있긴 하다. 운영에 참여한다는 의미에서도 돈을 대가로 받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여기 유지비 정말 많이 나오거든.
악산 : 기본가를 3만 원 정도로 책정하는 건 어떤가?
석자 : 정기적인 대관에는 조금 다른 여지를 두자. 돈이 없어서 누군가가 봄의 공간을 이용할 수 없다면 그것도 참 낭패다.
율리 : 그럼 뭐, 기본적으로 두당 5천 원 정도의 금액을 정해 놓고 다른 교환 가치의 여지를 함께 남겨두자. 정 돈이 없거나 금액이 부당하다고 느끼면 다른 소스를 제시하라고 하는 거지.
엘지 : 옷이나 음식, 그림 같은걸 내는 사람이 있으면 재밌겠네.
다케 : 싸이 월드 클럽에 공지를 하면 되나?
엘지 : 홈페이지 리뉴얼을 6월 중에 한 번 해보자. 웹상에 스케줄 표를 두면 되겠다.
송이 : 회계를 위한 장부가 필요하다.
엘지 : 봄 명의의 통장을 준비하자.
다케 : 회계를 할 사람도 정해져야 하고. 또 그 사람이 공동명의 통장의 예금주가 되는 게 맞지. 아무래도 집에 사는 사람 중의 누군가가 되는 게 가장 편할 것 같은데.
율리 : 수건돌리기 한 번 할까?
택 : 가위바위보!

엘지 : 궁금한 게 있는데 지금 집세 어떻게 내고 있지?
석자 : 20, 20, 20으로 똑같이 낸다.
엘지 : 수익이 공과금을 초과할 경우 집세의 얼마 정도를 함께 낼 수 있도록 하자. 집세에 거실에 대한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거주인들만 이걸 책임지는 건 부당하니까.
석자 : 말 나온 김에 다 하자. 공간에 들어가는 돈 문제는 공론화가 필요하다. 거주자들의 짐이 너무 크다. 이젠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올해 계약이 끝나게 되면 집주인이 집세를 올릴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이사를 한다고 쳐도 정말 쉽지 않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집은 다 전세인데 이 비용은 정말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니다.
악산 : 그럼 이사는 포기하는 건가?
석자 : 두 가지 경우를 함께 고려하는 게 현명하다.

송이 : 이사를 준비하든 그렇지 않든, 재계약이 끝나는 가을까지 몇 번이라도 노동 프로젝트를 실제로 돌려보자.
석자 : 아예 노동 프로젝트의 책임자를 정하자.
다케 : 악산 뭐해, 콜 안하고?
악산 : ...............
다케 : 그런데 노동 프로젝트의 경우 모든 수익이 봄 앞으로 돌아가는 건가?
석자 : 글쎄. 아직 그 점은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것 같다.
다케 : 수익 구조를 100% 세금과 집세 앞으로 돌리기엔 아쉬운 면이 있다. 여러 가지를 함께 보자.
악산 : 이 분이 월디페에서 88만원 프로젝트를 진행하신 분이다. 자문을 해볼까?
대원 : 실제로 88만원을 벌지는 못했다. 약간 모자랐을 뿐더러, 그건 1년에 오직 한 번 가능한 벌이다. 사람이 부족하다면 그만큼 수익을 내기도 힘들고. 88만원 프로젝트는 사실 여러 가지 것들을 실험해보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율리 : 공간에 대해 조금 더 솔직한 얘기들을 꺼내보자.
엘지 : 청결.
율리 : 뭐 그건 여러 가지 의미로 물론 중요하지......
악산 : 봄이 하나로 뭉쳤으면 좋겠다.
율리 : 조금 더 진지한 깊이를 가졌으면 한다. 공부도 더 해야하고. 가벼운 세미나는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쉽다.
악산 : 사회적인 문제들에 함께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너무 정치적인 건 위험한가?
대원(두) : 이달의 책 같은걸 선정해서 함께 읽어보자. 
율리 : 깊이가 없다는데 다들 동의할 수 있나?
엘지 : 나도 우리가 너무 가볍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깊이’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단지 어려운 언어를 빌려오는 것만이 ‘깊이’이지는 않으니까.
대원(두) : 율리의 말이 ‘깊이’라기보다는 ‘진지함’에 대한 문제의식인 것 같다.
송이 : 그 진지함이라는 건 봄의 세미나 안에서만 적용되는 건가?
율리 : 세미나에는 ‘깊이’가 봄에는 ‘진지함’이 필요하다. 우린 우리가 지향하는 모토처럼 매일 즐겁게 놀고 있지만 사실 왜 노는지, 어째서 노는지 물은 적이 있나? 세미나 안에서 어려운 이야기는 항상 회피되곤 한다. 1과 3과 5인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수준이 무조건 1에 맞춰져서는 안된다. 최소한 평균치인 3은 되어야 발전이 있고 자극이 있다.
석자 : 지식의 단계를 나누는 건 폭력적이다. 엘지의 말처럼 사건이나 사물의 이면을 조금 더 심층적으로 보는 게 세미나에서 가능한 ‘깊이’이지 않을까. 어쨌든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율리 : 나는 지식의 단계를 긍정하는 쪽이다. 이 단계가 3에 맞추어졌을 때 1인 사람에게는 하나의 폭력일 수 있겠지만, 반대로 함께 나누고 배워간다는 장소로서 세미나가 더 의미 있을 수도 있다.
택 : 공부라는 게 정확히 어떤 공부를 말하는 건가?
율리 : ‘자극’ 정도로 설명하고 싶다. 서로의 관심 분야가 다른 만큼 공부의 방법도 다양하다. 인문학이나 텍스트에 이 의미를 국한시키지는 말자. 다만 우리가 능동적으로 ‘자극’을 받게 된다면 그건 서로에게도 또 다른 ‘자극’이 될 게 분명하다.
악산 : 율리의 생각에 동의한다. 많은 경우 세미나가 ‘뭐라더라’ 식으로 끝나곤 한다. 굳이 철학적인 깊이를 논하지 않더라도 더 진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그런 자극들은 자연스레 폭넓은 이야깃거리를 생산해 낼 수 있으니까.
엘지 : 수준을 올리면 물론 좋겠지만 그 실재적인 방안을 함께 설명해 줄 수 있나? 사람이 기계가 아닌 이상 스위치 올려서 갑자기 수준을 높일 수는 없는데. 악산이 이야기한 부분은 세미나 안의 발제와 관련되는 부분 같다.
다케 : 전체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1이 뭐고 5가 뭔지는 알겠지만 3이 뭔지 잘 모르겠다. 우린 다 배운 사람이 아니기에 이게 어떻게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깊이’보다는 ‘시야각’을 넓힌다는 쪽으로 접근하자.
송이 : 태도 자체의 진지함이 중요하다. ‘깊이’에 치중하다 보면 모두가 올 수 있는 세미나의 문턱이 자연스레 높아져 버릴 것 같다.
엘지 : 율리가 오랫동안 고민했던 것 같다. 사실 율리는 세미나를 위해 비교적 많은 준비를 해오곤 했는데 모두가 이정도만 해줘도 전체적인 수준은 저절로 높아진다.
다케 : 아예 따로 스터디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율리 : 비슷한 의미에서 나눔 살롱을 기획했는데 적어도 6월 중에는 봄 안에서 시작해 보겠다.
송이 : 굵은 프로젝트들이 많이 예정되어 있는데 혹시 버겁지는 않을까?
악산 : 사실 막상 시작해 놓고 보면 별거 아니다.
다케 : 가능할 것 같다.

율리 : 그 외에 다른 지적할 부분이 우리에게 있는지 궁금하다.
석자 : 관리에 대한 부분. 소정씨가 나가고 나면 집에 들어올 사람을 당장 구해야 한다. 이런 부분까지도 공론화가 되는 게 옳다. 소정씨를 받을 때는 택과 율리, 내가 가장 많이 관여했지만 이제는 모두 함께 의논해 보자.
다케 : 봄에 대한 욕심이 있는 사람이 들어와야 한다. 입주를 희망하는 몇몇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바 있지만, 세미나에서 그 분들을 본 적이 없다. 이 점은 중요하다. 아, 한 가지 더, 지숙씨는 앞으로 어쩔 생각인가?
송이 : 아직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더라도, 경우의 수들에 대해 듣고 싶다.
지숙 : 어려운 문제다.
다케 : 혼자 안고 있지 말고, 같이 풀어냈으면 한다.
지숙 : 내게는 개인 공간이 필요하지 않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아닐 수 있다. 그래서 애매하다. 집세는 우선 20만원을 후불로 지불하려고 한다. 신세를 지고 있는 입장인데 당분간은 서울에서 계속 일을 하고 싶다. 같이 지내시는 분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송이 : 소정씨 방에 다른 사람이 들어올 때 지숙씨와 같은 방을 쓸 수 있다면 좋겠다. 목돈이 부족한 분이 계시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텐데.
석자 : 분명 한 명이 더 있다면 돈이 절약되다. 아예 지숙씨가 룸메이트를 구하는 느낌으로 가볼까?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고민하자.


프로젝트 책임자 정리.

노동 프로젝트 ; 송이.
웹 리뉴얼 ; 엘지.
명함 ; 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