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1,000원 나답게 쓰기. 첫 번째. (정리 : 홍철기)

# 참석 : 준혁, 대범, 철기, 민택, 인영, 춘식, 윤선


- 시작하며 -

1원이 1000개, 10원이 100개, 100원이 10개, 500원이 2개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하나가 되는 것. 1000원. 
이번주 세미나 주제는 바로 '1000원 나답게 쓰기' 입니다.

요즘 같이 거액의 돈이 사소하게 돌고 도는 '거품세대'에 사는 사람들로서 
지하철이나 버스의 기본 편도요금 밖에 되지 않아 자칫 우습게 보기 쉬운 천원.
어떤 사람에게는 일주일치의 자판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천원이지만
언제든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커피숍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사람에게는 
길에 떨어져도 굳이 주우려하지 않는 적은 금액이기도 합니다.
몇년 전부터는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권장하는 1000원 샵이 생기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1000원의 가치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미풍이 불었지만 
아직 천원이란 금액에 대한 좀 더 진지하고도 깊은 인식이 부족합니다. 
세계적으로 3초마다 1명이 가난에 의해 굶주려 죽어가는 이 세상에서
전세계 이웃 20명의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돈이 천원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생명이 되기도 하는 '천원'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이번 세미나에서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1000원을 각자 어떻게 '나답게' 썼는지 들어봅시다.

[1]. 천원의 다양한 가능성


민택 : 
나는 집으로 가던 중 지하철에서 생면부지의 사람이 차비가 부족해서 
도움을 청하기에 그에게 천원을 주었다.
천원을 이렇게 갑자기 쓰게 되었지만 그 사람에겐 정말 필요한 돈이 아니었을까?
천원이라는 화폐는 화폐 자체로 규정된 가치와 또 다른 가치와의 교환수단으로서 
좀 더 가치있는 사용을 위해서는 자신의 만족감과 필요에 의한 소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화폐 자체로서의 가치 이상의 더 값진 무엇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춘식 : 
나는 천원을 나누어 써보기로 했다. 300원으로는 타올, 200원으로는 위생저, 
500원으로는 콘돔을 구입했다.
타올은 본인이 무엇보다 인간의 3대 욕구만큼이나 청결의 욕구를 우선시하기에 구입을 했다.
타올은 또한 여러번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충분한 메리트를 느낀다.
또 위생저는 단지 일회성을 띄고있으나 섭취로 인해 소모될 그 어떤 값싼 식품에 반해 
식사의 도구로서의 가치를 높이 부여했다.
마지막으로 콘돔 또한 인간의 3대 욕구중 성욕으로 인해 성행위를 함에 있어서 
비교적 저렴한 액수로 '안전함'이라는 큰 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1000원으로 다양한 욕구를 해소함으로서 천원이상의 가치생산을 했다고 생각한다.

철기 : 
나는 천원을 나답게 쓰기전에 '나 스스로이기 이전에 여럿'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천원으로 나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조금이나마 만족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천원이라는 가치 그 이상의 가치를 생산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초콜렛. 초콜렛에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성분이 들어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은 천원짜리의 초콜렛을 잘게 나누어 세미나 참여인원들에게 나누어 줌으로서 
다수의 기분 전환, 더 나아가 나눌 수 있다는 작은 행복감과 함께 개인만이 기대할 수 있는 
천원의 가치를 다수에게 분포시키고자 하였다.
개인이 쥐고 있는 화폐로서의 천원이라는 의미보다 천원과 교환한 초콜렛으로 
다수가 만족할 수 있는 교환가치에 의미를 두고싶다.
           
대범 : 
예전에 지하철내에서 구걸을 하는 사람에게 천원을 건넨적이 있었다.
어쩌면 그들은 이 사회에서 우리들의 무관심과 냉대로 인해 소외받은 사람들로서 
그들이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도움을 구걸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들이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을 만큼 그들앞의 우리 사회는 누구도 그들을 
욕할 처지가 되지 못한다.
도리어 그들은 일으켜세워 감싸안고 우리가 적극 도와야 할 소외받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내가 그에게 건넨 천원이라는 것은 그를 단순히 가엾게 여겨 동정한다는 의미가 아닌 
그들에게 있어서 또 다른 기회의 제공이자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본다면 그 어떤 물질적인 것과의 교환으로서 천원이라는 가치보다
사회적으로 좀 더 무게감이 있는 천원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또한 그것을 좀 더 확대해 보았을때에 긍정적인 사회환원으로서의 소비라고 생각한다.

윤선 : 
나는 우표 4장을 구입했다. 
본인은 우울하거나 기분의 전환이 필요할 때에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곤한다.
그 우표가 붙여져 자신에게 보내지는 편지를 통해 그 당시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게되고
자기반성과 심리적 안정과 위안을 찾을 수도 있다. 
나에게 천원이라는 것은 곧 자기성찰을 통한 심리적 만족이란 가치를 부여한다.

준혁 : 
이번 세미나주제로 천원을 쓰기 전에 어떤 것이 '나'다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았다.
'나'답다는 것은 자신만의 특수성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결과적으로 잘 쓰는 것을 통해서 
'나'다운 면모도 자연스레 나타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에 천원을 나답게 쓰는 것 보다 천원을 
'잘' 써보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천원을 일반적 교환수단으로서 소모하지 않고 쓰는 것이 가장 잘 쓴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는 천원짜리 지폐의 양면에 종이테이프를 붙여 한쪽은 3면으로 
나누어 세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또 한면엔 그림을 그려보았다.
이로서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천원은 교환수단으로서의 화폐의 일반성은 잃게되었지만 
세상의 수많은 화폐로서의 천원권이 아닌 실질적 형태와 물질 그대로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유니크한 천원을 써(?) 보았다.


[2]. 천원의 무게

퇴계 이황이 그려진 쪽빛 지폐를 우린 '1000원'이라고 명시하고 그렇게 부른다.
허나 우리가 생활에서 가장 간단하게 쓰인다하여 이 작은 종이를 우습게 볼 수만은 없다.
누가 어떻게 어디서 무엇을 위해 쓰는지에 따라서 이 종이는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친다.
그저 물질교환용 종이로서의 역할을 맡을 수도 있고, 세상을 움직일 수도 있다.
이 지폐안에는 무한한 가능성과 유형과 무형을 초월한 가치의 무게가 담겨져있다.


a.
천원으로 구입한 물건은 소모품 내지 소비품으로서 언젠가 사라지기 마련이다.
반면 유형적인 화폐 그 자체로서의 천원 그대로의 가치는 영원하다.

b.
사회적으로 천원의 교환가치를 명시해놓은 지폐 그 자체로서는 그 어떤 가치 혹은 교환가치를 
기대할 수 없다.
천원이란 화폐의 가치는 세상 그 어떤 천원과 동등하게 교환 가능한 유형, 또는 무형적인 것과
상호합의와 믿음 아래에 교환이 이루어졌을때 비로소 화폐의 가치는 성립된다.

c.
천원으로 소비품을 구입함으로서 확립되는 화폐의 교환가치와 
사회적규정으로 정해진 천원의 화폐 그 자체로서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현사회의 냉대와 무관심에 밀려난 소외받은 사람들에게 건네는 천원은
작게는 그 사람 개인에게 주어지는 기회제공이자 인생의 전환점이며,
크게 사회적으로 보았을때 사회환원의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의 범주 속에서의 천원의 가치는 더욱 무게감이 있다. 


[3]. 소비에 있어서의 책임

이 시대의 우리들은 포스트모던 자본주의가 발달시킨 사회구성 안에서
생계를 포함한 물질적인 충족을 위해 끊임없이 소비제품과 소비경험을 욕망해야만 하는 운명이다.
마치 관념적인 실천처럼 소비를 행해야 하는 우리들은 과연 우리의 소비문화,
매일 계속해서 지갑에서 꺼내어 사용하는 동전과 지폐들에 대해 어떤 책임감을 가지고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무엇인가를 구입하고 돈을 지불하며 자신의 소비에 대한 책임감을 거슬러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a. 무책임한 소비의 악순환

스타벅스 등 각종 외국의 프랜차이저 기업이 국내에서 한창 수익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지금.
사람들은 자신의 지갑에서 꺼내어 건넨 돈으로 운영되는 각종 기업체들에 대해 꽤나 무관심한 편이다.
자신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기 때문에 어떻게 써도 괜찮다는 책임감이 결여된 소비문화.
사람들은 그 대형기업에서 제공하는 단순성과 편리 그리고 달콤한 껍데기와 이미지가 충분히 
주입되어 길들여져 있다.
그리고 그 기업들은 1차 생산자에게서 마지막 소비자까지의 비합리적인 유통,생산과정은 덮어둔 채
달콤하고 자극적인 이면만을 강조하여 지극히 자기업의 영리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자신의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본다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생함을 넘어서 너와 나 모두가 잘 살아보겠다면,
자신의 소비에 대한 책임감이 절실히 필요하다.

b. 더 나은, 더 책임감 있는 소비 

'아름다운 가게'와 전국 소.중규모의 커피숍에서 '생산자에게 희망을, 구매자에겐 기쁨을!'이라는 
모토로 판매되고 있는 '히말라야의 선물'이라는 커피가 있다.
Fair trade 커피로서 정당한 가격을 위한 선결재방식으로 계획경제를 도모하며 
수익금으로는 각종 기술지원과 저개발 국가의 이웃들에게 각종 복지를 제공하는 커피회사이다.
또, 네팔에서 온 무공해의 깨끗한 커피로서 생산자, 소비자 모두에게 건강하다. 
현재 기업영리위주의 내외국 대기업회사의 불투명한 일방적 판매방식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점점 이 페어트레이드 커피에 대한 관심이 많아짐으로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잘 살수 있는 대안책을 자발적으로 적극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분히 넓은 시각으로 자신의 주머니에서 시작되는 소비에 대해 충분히 책임감을 지니는
이런 모습들은 생산 및 유통과정과 판매까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큰 가치창출을 이루게 한다.

이 밝은 소비의 바람은 이 사회에 아직 꽃씨가 심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