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먹기. 첫 번째. (정리 : 쌀)

먹다 ; Eat ; Essen ; Comer ; 食る ; آكل

논의 하나. 먹는다고 하는 행위의 분류.

① 단순한 음식의 섭취
② 욕망의 성취
③ 맛을 탐닉

논의 두울. 먹는다는 행위를 윤리적 기준(선/악)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어렵다. 모른다.

논의 세엣. 음식과 인성의 동일시 문제.

인간은 자신이 먹는 것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지각되는 맛, 향, 느낌과 자신이 하나가 된다. 그것은 문화로 나타나기도 한다. 즉, 한국 사람은 왜 매운 음식을 찾으며 일본 음식은 부드러운 것인지를 식재료와 같은 음식 외적인 주제, 즉 사회나 문화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타자의 압력이 음식을 통해 표출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고, 반대로 압력을 피해 충족하려는 욕망이 음식에 나타난다고 하는 설명이 동시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화학조미료가 맛을 획일화하는 것이 오늘날의 획일적인 유행이나 대중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논의 네엣. ‘음식’이란 무엇인가?

동양철학의 입장에서 본다면 먹고 마시는 일, 또는 음식이란 생명 유지를 위한 기의 작용이지만, 서양철학으로는 맛, 향, 질감, 재료의 종합일 뿐 음식의 본질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쉬어가기. 각 나라별 음식 특색

서양보다는 동양 쪽이 맛이나 질이나 낫다. 이는 채집과 유목이 주를 이루었던 서양과 농사를 지으며 직접 기른 재료로 음식을 해먹었던 동양의 차이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본다. 별 것 아닌 볶음밥이 남미에서는 대유행하기도 한다.
영국 음식 정말 맛없다. 영국이 맛있는 음식을 찾기 위해 침략을 했다고 보는 것도 신빙성이 있다. 중국은 뭐든지 튀겨버린다. 싱싱한 해산물조차도 모두 기름에 처넣으니 신선함이라곤 없다. 일본은 그들의 정원에서도 드러나듯이 자연과 인공의 묘한 결합이 음식에서도 나타난다. 남미에서는 날씨 때문에 조리법이 별로 발달하지 않았다. 과일 빼고는 식재료의 장기보관이 어렵다.

논의 다섯. 다시 ‘먹기’로

우리는 먹는다는 행위의 본질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왜 자꾸 ‘먹기’가 아닌 ‘음식’ 이야기를 하고 있나.
소비와 마찬가지로 먹는다는 행위 또한 그 배후에 수많은 맥락들이 숨어 있다. 그것을 기르고, 구입하고, 먹은 후에 버리고, 썩어서 다시 흙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수많은 과정을 보지 못한다.
고이 키우던 닭을 먹는 것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먹게 되더라도 감사하게 먹게 된다. 피자에 들어간 고기나 치킨을 먹을 때, 컨베이어 벨트에 매달려 톱니에 목이 잘리는 닭을 떠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우리의 ‘먹기’는 다른 행위로부터 분절된, 파편화된, 비인간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논의 여섯. ‘먹다’ 언어적 고찰

여러 언어에서는 먹는다는 말의 사용이 비슷하게 광범하다. 여자를 먹는다는 것은 남근중심적이고 일방통행적인 사용이다. 이렇게 사용될 때에는 관계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주체가 타자를 대상화하는 사회정치적 맥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먹는다는 말이 범람하고 있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먹는다는 말에 ‘가려진’ 단어와 맥락들은 곧 문화의 유실이다. 그러나 언어가 의미표현의 기능만 잘 수행한다면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일시적인 유행이므로 지나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언어가 사고를 지배하기 때문에 두고 볼 수만은 없다.